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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인터뷰] K-배드민턴 전도사 장기영 몰디브 대표팀 감독_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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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드민턴코리아 댓글 0건 작성일 2023-12-0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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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충이는 솔잎 먹고 살아야지

국내 배드민턴 코치로써 이름을 날린 장기영 감독은 개인적인 공백기를 가지고 다시 배드민턴계로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축구에 베트남의 박항서 감독이 있다면, 배드민턴에는 미래의 박항서를 꿈꾸는 몰디브의 장기영 감독이 있다. 

장기영 감독은 20231, 대한배드민턴협회에서 요청을 받아 몰디브 배드민턴 코치로 가게 됐다. 원래 아시안 게임까지만 지도하기로 했지만, 실력을 인정받아 장기 계약을 제의 받은 상황이고 몰디브협회에서 대표팀 감독을 지속적으로 해주길 원하고 있다. 선수들 또한 감독과 계속 함께하기를 원해서 선수들이 직접 협회에 요청해 감독이 되는 데에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이다.

 

장기영 감독은 2023827일부터 93일까지 열린 IOIG(Indian Ocean Island Games, 인도양의 섬나라들이 4년 만에 개최하는 종합스포츠 경기) 배드민턴 여자복식에서 몰디브 배드민턴 사상 첫 우승을 이뤄냈다. 이때 몰디브는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는데, 1, 4, 3개로 총 8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10월 항저우에서 열린 아시안 게임에서도 단체전과 여자단식 8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2023 밀양 코리아주니어오픈. 의외의 장소에서 장기영 감독을 만났다. 그곳에서 친분이 있는 일본 대표팀 코치들과도 능통한 일본어를 구사하며 정보 교류를 하는 등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장기영 감독은 휴가 중에도 몰디브 대표팀을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그가 밀양에 온 이유는 몰디브 배드민턴의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생각하기 위함이다. 그는 감독의 위치에서 큰 대회를 직접 보면서 훈련법을 모색하고 벤치마킹하기 위해 지난 11월부터 진행됐던 국제대회인 코리아마스터즈, 일본마스터즈, 중국마스터즈를 모두 참관했다. 현장에서 직접 경기를 보면 어떻게 훈련을 진행할지 아이디어가 샘솟는다는 장기영 감독은 선수들만큼이나 집중해서 경기를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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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팀, 원 스피릿

K-Pop, K-Drama, K-Culture를 이어 K-배드민턴을 전도하고 있는 장기영 감독이 처음부터 이런 눈부신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좋은 성과에는 고난과 시련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느냐가 중요하다.

처음 몰디브 갔을 때 기술적인 부분은 둘째 치고 모든 선수가 운동선수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소양도 갖춰져 있지 않아 그것부터 차근차근 한국식으로 가르쳤습니다. 선수들도 내 말을 잘 듣지 않아 더욱 골머리를 앓았지요. 워낙 열악한 환경과 얇은 선수층은 저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칼을 뽑았으니, 무라도 베야 한다는 심정으로 원 팀, 원 스피릿을 강조하면서 훈련을 지속했습니다. 배드민턴은 단체가 먼저고, 개인적인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은 그다음에 할 일이다, 동료가 없으면 게임을 할 수 없다, 이런 식의 이야기를 반복하며 선수들에게 팀워크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였습니다.”

 

 

한국에서 20년 동안 국가대표 백하나 등 수많은 선수를 지도한 경험이 있는 장기영 감독은 솔선수범하며 감독의 역할 뿐 아니라 선수들에게 선생님과 같은 역할도 함께 수행했다. 감독이 아닌 한 사람으로서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때로는 강경하게 대응하여 감독으로서의 위엄도 잃지 않았다. 지금 몰디브에서 그의 높은 위상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선수촌과 같은 인프라가 없어서 선수들도 집에서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저도 출퇴근 시간에 걸어 다니며 영어 공부를 하고 팀 훈련 구상을 하면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려고 합니다. 대부분의 선수가 생계를 유지하며 직업을 따로 가지고 훈련을 진행하므로, 훈련에 대한 개념이 있지 않아서 지각을 밥 먹듯이 했습니다. 이 버릇을 고치기 위해 지각하는 선수는 1주일, 길게는 한 달 동안 훈련 참여를 시키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기준을 만들어 가다 보니 처음에는 거부감이 있던 선수들도 결국에는 훈련과 팀워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몸소 깨닫고, 지금은 어느 정도 규칙이 잘 잡혀 있는 상태입니다. 정말 오합지졸이었죠. 팀에서 최고참을 맡고 있는 여자 선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선수가 팀에 지속해서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고, 그로 인해 팀의 분위기가 계속해서 와해되었습니다. 최고 에이스 선수인 그녀를 과감히 대표팀에서 내보내고 팀 분위기를 서서히 찾아갔습니다.”

 

한번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그 이상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여러 번 말해도 잘못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선수들도 그것은 우리와 같을 것인데, 장기영 감독은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딛고 그런 선수들을 어떻게 올바르게 지도했을까.

아무리 실력이 떨어지는 선수라도 100번 중 한번은 이긴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오늘이 바로 그날이라고 생각하라는 말을 수없이 많이 했습니다. 바위에 정()으로 내 이름을 새기듯 지도하려고 합니다. 이름을 새길 때는 오래 걸리겠지만, 바위가 부서지지 않는 한 그 이름은 비에도 씻겨 내려가지 않는 견고한 자태를 뽐낼 것이니까요.” 

(2편에 계속) [INTERVIEW] K-배드민턴 전도사 장기영 몰디브 대표팀 감독_2편 > NEWS | 배드민턴코리아 (badmintonkorea.co.kr)



박도희 기자 do_ri@badmintonkorea.co.kr

 


tags : #인터뷰, #장기영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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